누구를 위한 교육인지.. 김 형석
- James Youk
- Feb 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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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의 100세일기] 누구를 위한 교육인지묻고 싶다
[아무튼, 주말]- 조선일보 2021.02.06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몇 해 전, 혜화동에 있는 ‘샘터사’사무실에 들렀다. 김재순 전 국회의장을만나기 위해서였다. 네 사람이 자리를같이했다. 사담이 교환되다가김 의장이“가족 자랑을하면 점잖지못하다는 것은아는데 김교수가 동석했으니까괜찮겠지, 내 손주가미국에 사는데, 이번에 MIT 대학의 교수가 되었어. 아마 한국에 있었다면그런 학문적성장은 못했을 것같아”라고 해축하해 주었다. 내가 “그런 자랑은많이 해도괜찮아. 누가 봐도그 교수가아버지 닮았다고하지, 할아버지를 닮았다고안 할테니까”라고 해함께 웃었다. 나와는 먼 인척관계이기도 했기때문이다.
지난 주말에는 미국에사는 막내딸에게서전화가 왔다. “W가 전공의 문제로고민한다더니 어떻게되었지?”라고 물었다. “W가 외할아버지를 닮아야하는데 아버지를닮아 말을잘하지 못하는편이어서 심장내과보다는말을 적게해도 되는심장외과를 택했어”라는대답이었다. 외손녀는 명문사립인 MIT를 다녔는데등록금이 너무비싸서, 아들인 W는 할수 없이주립대학을 택했었다. 대학 상급반이 되면서대학원까지 장학금을보장해 주는의과대학을 택했다.
“둘 다 한국에서교육을 받았다면학창 생활도즐겁게 보내지못하고 원하는전문직을 갖기도힘들었을 것같아” “한국에서서울대학에 갈정도의 재능과여건이 된다면, 미국에서는 어떤 일류대학에라도 입학할수 있고, 학부에서 1년 반 정도는폭넓은 인문학영역의 공부와독서를 하니까, 스스로가 평생에 걸친전문 분야를선택할 수있어. 개방된 대학간의 교류와국제적 진출까지도가능해지는 것같아.” 딸의얘기다. 자기가 연세대를중퇴하고 미국에서학위를 받은뒤 교수가되었기 때문에하는 얘기같았다.
큰 나무로 자라기위해서는 뿌리를내릴 깊은땅이 필요하고, 곡식도 수확을 높이기위해서는 옥토가있어야 한다는생각을 했다.
지금 우리 정부가지향하는 교육정책을 그대로추진한다면, 교육 전문가는국가 정책의심부름을 하고, 정부가 국민 교육전체의 책임자가될 것이다. 대학 교육까지도 정부가주관하는 전체주의사회로 전락할수도 있다. 중국과 북한의 교육결과가 어떻게되었는가. 자유민주국가인 미국이세계적 영도력을갖추게 된것은 교육의자율성 혜택이었다. 서구 사회는 물론일본과 자유국가들이대학 경쟁에뛰어드는 이유가바로 거기에있다.
내 후배 교수들의공통된 평가가있다. 150년 전에는미국이 독일이나프랑스를 따라올수 있으리라고보는 사람이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100년을 노력해도 미국을따라가지 못할것으로 본다. 대학 교육의 후진성을극복할 수없기 때문이라는것이다. 지난 100년 동안에공산국가에서는 인문학의명맥을 상실한지 오래다. 노무현 정권 때는대학 평준화까지주장한 정책수립자가 있을정도였다.
국가의 장래와 민족문화의 세계참여를 위해이념 교육을포기하고 인간교육의 옥토를준비해 주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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